밖을 나가니 저녁 하늘과 빛 그리고 색이 변한 나무가 있었다. 그래서 사진을 몇 장 찍고 이 위에 내가 느낀 생각을 적어본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람이 마냥 행복할 수는 없다. 그리고 내가 어둠에 있거나 구덩이에 빠져서 허우적거릴 때 나를 꺼내 준 태양을 생각하며 글을 적었다.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겁이 난다. 나의 전부인 당신이 나를 놓고 갈까 봐 걱정이 된다. 내가 너무 옆에 있어달라고 어리광을 부리면 나를 귀찮아할까 아니면 내가 너무 차가워 거리를 둘까 어느 것도 선택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어쩌면 많은 것을 놓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알아줬으면 좋겠다. 당신은 나의 전부라는 것을 말이다.
누군가가 내 삶의 이유가 된다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 사람을 보러가는 모든 길에 나는 행복을 느낀다. 신이 나고 마음이 들떠서 바로 내 앞에 두고 싶은 그런 마음이 들었다. 태양이 계속 내 앞에 있었으면 좋겠고 어제도 그리고 오늘도 또 내일도 보고 싶다. 캘리그라피를 쓰면서 내 마음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는 어쩌면 내 반려견 태양을 의인화해서 감정 이입한 내 마음이 아닌가 싶다.
당신이 없으면 나는 못살아. 노래를 흥얼거리며 글을 적었다. 사실 정말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난 살아가면 된다. 정말 못 살지도 잘 살지도 않을 수 있다. 당신을 사랑하더라도 분명히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런데 내가 하는 말은 다 가정하는 말이다. 나는 살아갈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럽고 그립고 슬프고 아프겠지. 그리고 매일 밤 내 삶의 이유가 사라진 하루를 보내며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도 감히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그러니 오랜 시간 내 옆에서 행복한 추억을 함께했으면 한다. 네가 사라져도 또는 내가 없어져도 서로를 충분히 기억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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