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라도 나와 비슷한 불안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글을 적어보려고 한다. 최근에 학교에 있는 정서상담을 하기로 하고 상담사를 배정받기 전 간단하지만 자세한 질문을 받았다. 나에게 질문을 하는 상담사는 내게 어떻게 하면 괜찮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에 대해서 물었다. 나는 답을 할 수가 없었다. 불안한 이 마음이 괜찮아지다가도 다시 올라오고 잊었다가도 생각이 나는데 괜찮아질 수 있는 게 맞는지 확실하게 알 수가 없었다. 내가 괜찮아졌다고 생각이 들 때는 자주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또 불안하다. 마치 내 머릿속이 아는 내용을 내 행동이 따라주지 못하는 것처럼 나는 고장이 난 사람과 같이 행동했다.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각자 다른 이유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 불안이 어디서 찾아오는지 조차 모른다면 막막하고 무섭고 그래서 더 불안할 것이다. 나도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불안을 공유하고 싶다.
머리를 붙잡고 자세를 낮춘다. 고개를 숙이고 윗 몸을 숙인다. 불안이 나를 괴롭히면 나는 이런 자세를 하고 마음 속으로 이렇게 얘기한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그런데 나도 알 고 있다. 괜찮지 않다. 그리고 괜찮을 필요가 굳이 있는지 모르겠다. 불안이 나를 괴롭힐 때 나는 이렇게 정확한 해결방안 조차도 못 냈다. 그런 나는 또 이런 질문에 답을 써야 했다. 내가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그 답을 이렇게 적었다. 나는 지금도 행복하다. 다만 내가 정말로 행복해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았다면 나는 그렇게 이미 했을 것이다.라고 말이다. 여러 질문들을 다 듣고 답하는 동안 내가 조금은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계속 부정적이고 알 수 없었지만 내가 가벼워진 이유는 내 불안에 대해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내 문제에 대해서 누군가가 인정해주고 들어만 주고 내가 말을 못 이어갈 때 질문해주고 그러기만 했는데도 나는 고마웠다. 가끔은 내가 가진 문제를 누군가와 함께 고민해본다는 것도 좋은 거 같다고 생각했다.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나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할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불안이 나를 먹어버릴 거 같다면 다른 사람과 내 문제에 대해서 공유를 하는 것도 좋다. 내가 상담사를 찾아간 것은 비밀보장을 한다는 서약서 같은 것을 적기 때문인데 말하지 않겠다는 이런 작은 종이가 나를 안심하고 말하게 할 줄은 나도 몰랐다. 내 불안을 가까운 사람에게 말하는 것보다 상담사나 전문가에게 말을 하고 풀어가는 이유는 어쩌면 그들이 비밀을 보장하겠다고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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