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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DO_일상/캘리그라피

캘리그라피 : 간절히 불어오는 바람에 담아 소망을 보내봅니다🙏🏻

by TAEYANGDONNY 2023.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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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히 불어오는 바람에 담아 소망을 보내봅니다🙏🏻

캘리그라피 : 간절히 불어오는 바람에 담아 소망을 보내봅니다.

특별한 감정의 동요 없이 지낸다. 여러 상황에 놓인 나의 말 높낮이가 일정한 게 신기한 회사 동료가 감탄을 하며 내게 꼬장을 부려도 변함이 없어서 그러고 싶을 지경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렇게 지낸다. 그런데 나는 요즘 별 다른 일이 없는 게 아니다. 매일 밤 살을 맞대고 잠에 들고일어나 보면 주변을 지키던 그가 아프다. 사람 나이로는 백 살을 넘어가면서 작은 잔병들이 그를 괴롭히다가 요즘 들어 그는 잘 걷지를 못했다. 나는 늙어가면서 자연스럽게 겪는 일이라며 의연한 척 상황을 넘겼지만 그가 없는 세상을 살 게 될 날들이 다가오고 있음을 직면했다. 당장이라도 어수선한 마음을 내어서 보여줄 수 있을 만큼 염려하다 그는 나의 유일무이한 존재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도 안 잡힌다. 아직 그가 내 곁에 있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두려운 내 마음을 들킬까 봐 덤덤하게 행동한다. 며칠 전 동그랗게 뜬 달을 보고 두 손을 모아 빌었다. 그가 오랜 시간 지금의 나와 함께하게 해 달라는 소망은 전달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그가 내 곁에 있어줄 수 있는 남은 시간 동안 어수선한 마음을 눈치챌 수 없게 숨겨두어야 하는데 그가 이미 다 알 고 있는 거 같아 몸 상태가 안 좋은 그도 그런 그를 바라보는 나도 몹시 슬프다. 누군가를 잃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내게 가장 커다란 빛을 잃어보겠냐는 이 잔인한 상황들이 비교조차 안될 정도로 아프다. 일 끝나고 돌아오는 거리에서 기쁨을 찾게 하고 몸짓으로 사랑에 대한 진한 대화를 나누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상태를 가장 잘 아는 그를 떠나보내기엔 내가 너무 작고 힘이 없다. 그러니 그가 최대한 내 곁을 천천히 떠날 수 있길 바라본다. 그동안 그가 얼마나 건강하게 내 곁을 지켰는지 갑작스럽게 눈에 보이는 이상들이 힘들지만 다 아무렇지 않게 사라지길 간절히 불어오는 바람에 담아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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