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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DO_작품활동/개인 작업물

일러스트 : 죽음을 기도합니다.

by TAEYANGDONNY 2024.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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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 기도합니다.

그가 내게 쌓인 돌 앞에서 두 손을 모아 기도하라고 했다. 그는 고개를 여러 번 숙여 기도를 했지만 나는 한 번 기도를 마치고는 "어차피 들어주지도 않는데 뭘."이라고 말하며 자리를 떠났다. 내가 떠난 자리에 한 여자가 울며 기도를 했다. "저를 죽여주세요." 여자의 작은 소리에 눈을 돌려 여자를 보니. 하얗고 아름다웠다.

 

나는 나의 가장 소중한 이들의 행복을 빌었지만 나의 소원은 들어주지 않았으면 했다. 내가 바라보는 저 여자가 죽음에 이르지 않도록. 그저 사람들이 돌을 쌓아 헛된 소망이나 절실한 마음을 간직하는 정도로만 끝났으면 한다. 여자는 너무나도 아름다웠기에.  

 

죽음을 기도하는 여자는 아름다웠지만 간절하고 슬퍼 보였다. 어쩌면 여자가 간절히 바라는 바는 죽음이겠지만 쌓인 돌은 간곡한 여자를 그저 지나칠 거다. 두 손을 모아 쌓인 돌 앞에서 죽음을 기도한 일로 죽음에 가까이 갈 수 있다면 나 역시도 그들의 행복이 아닌 나의 죽음을 바라고는 여러 번 숙여 기도를 했을 테니.

 

아름다운 여자. 무엇이 여자를 절망에 빠져 죽음을 기도하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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