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AEDO_작품활동/개인 작업물

일러스트 : 미련한 사람이 나를 무너지게 만들었다.

by TAEYANGDONNY 2024. 5. 4.
반응형

미련한 사람이 나를 무너지게 만들었다.

미련한 사람을 보았다. 어리석고 둔한 그런 사람. 그의 곁에 있으면 온몸에 털이 서서 저절로 피하게 되었다. 마치 그가 더러운 것 마냥. 그는 미약하다. 아주 작고 조잡하다. 그들과 함께 지낸 시간과 마주할 나날에 헛구역질이 밀려온다.

 

나는 그런 사람 몇몇을 안다. 비슷한 냄새가 난다. 코 끝을 찌르는 비린 냄새가 난다. 그런데 그런 냄새가 어찌 나를 무너지게 했을까. 내게는 더 좋은 사람들이 이미 있는데 왜 나는 무너질까. 계속 잠에 들지 않아 어지럽다. 옭아매는 기분이 들어 나를 둘러싼 옷도 없이 앞으로만 걸었는데 왜 다시 주저앉아 고개를 숙이고 아무것도 못하고 있을까. 

 

정교한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과 달리 형편없이 마무리된다. 떨어지는 낙엽이 내게 닿기만 해도 내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지나간 일들이 바람 타고 날아와 자꾸만 나를 괴롭힌다. 보이는 상처가 나아 흉터를 만들어 보이는데 안 보이는 상처는 이런 식으로 나를 무너지게 만든다. 내 삶에 당연한 건 하나도 없었는데 꿈을 꾸고만 싶다. 

 

비린 냄새가 사라지고 살랑이는 꽃바람 향에 두 눈을 고이 감아 느끼고 싶다. 그저 그 바람, 꽃 향.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