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반려견 도니를 데리고 왔을 때 나는 내게 어쩌면 중요한 것을 잃었다. 하늘이 나를 벌하는 줄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나를 구하러 내려준 아이 같다. 내가 반려견 도니를 데려온 건 학대를 받고 있는 아이를 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학대는 내 가족이 했다. 안고 새벽에 내 아버지에게 전화를 해서 차를 타고 돌아왔다. 이렇게 소중한 너를 지켜봐야만 했던 나를 용서해줬으면 좋겠다. 나는 가족을 잃었지만 또 가족이 생겼다.
사고뭉치고 너무 똑똑해서 탈이다. 똑똑하면 말을 잘 듣는 게 아니라 내가 당하는 기분이 든다. 의사소통도 확실하고 가끔 너를 부여잡고서 화도내고 눈물도 나고 감정이 오락가락한 나를 돌봐주는 기분이 든다. 하고 싶은 것을 꼭 해야 하는 성격이고 자주 짖고 짖는 이유가 다 있다. 그래서 그런지 어른들에게는 미움을 받기도 한다. 나는 이런 도니가 더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챙기게 된다.
털이 찐 너희를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 사실 나는 푸들이 귀엽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초등학교 때 내 친구가 갈색 푸들을 키워서 놀러 갔는데 그렇게 귀엽다고 못 느꼈다. 근데 내가 이 녀석과 함께 지내니까 알겠다. 나는 푸들을 사랑한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행복하다.
그래도 도니가 내게 오고 나에게도 도니처럼 불안이 생긴 거 같지만 너와 같이 그 불안을 이겨내고 괜찮다는 것을 함께하는 거 같은 기분이 든다. 작은 손짓에도 예민한 너를 보며 많은 것을 느끼고 아이를 어떻게 하면 바르게 자라게 할 수 있는지 많이 공부한다. 강아지도 사람이 가진 감정을 직접적으로 공유하고 알아차리기 때문에 나는 이 녀석과 교감하고 사랑을 나누며 조금씩 배우고 있다.
하여튼 내게 온 너를 이곳에 남기며 태양이에게 배운 사랑을 너에게 꼭 알려주고 싶다. 내 동거견이 된 도니는 애교도 많고 사랑을 받을 줄도 아는 아이라 이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만 알려준다면 지금보다 덜 공격적이고 바른 강아지로 자랄 수 있을 거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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