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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DO_일상

2022년 11월 22일 화요일 :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에 대한 나의 생각

by TAEYANGDONNY 2022.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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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회사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 교육을 진행했다. 나는 후천성 장애를 갖고 있는 삼촌과 가까이 지내고 있어서 그런지 그들이 장애에 대해서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이 들었다. 비장애인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하니 설득력이 있지는 않았다. 장애인은 다른 사람보다 불편한 부분이 있겠지만 그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모든 사람들이 노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후천성 장애인들이 많다고 해서 나 역시도 언제가 또는 지금도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사실 지금 나는 장애인이 아니다. 나는 그렇지 않기에 당장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는 말과 비슷하게 와닿지는 않았다. 장애인과 같이 살아보고 곁을 함께하는 나조차도 가끔 들여다보는 삼촌을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장애라는 건 단순히 몸이 불편한 것이 아니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키가 큰 사람과 작은 사람, 여자와 남자처럼 너무나도 당연하게 다르다고 인식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결국에는 인간으로 우리는 모두 같다. 최근 팔이 저려서 불편하다고 생각했다. 이러다 팔 하나를 못 쓰게 된다면 더 불편해지겠지만 나라는 사람이 바뀌거나 하지는 않을 거 같다. 그래서 나는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장애인이 직접 자신이 겪은 일들과 입장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애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간접적으로라도 느껴봐야 한다. 앞에 나와서 말하는 비장애인은 이런 말을 했다. "장애인을 보면 무슨 감정이 드나요? 안타까운 마음?" 나는 그 말을 듣고 조금은 화가 난 거 같다. 괜히 화가 났다. 중학교 때도 장애 인식을 개선한다며 시를 쓰는 날이 있었다. 나는 이런 시를 적었다. '팔 하나, 다리 하나 없어 없어 혀를 차니', '상관없어 우리는 하나니까' 내가 적은 시가 생각난다. 사람들은 왜 혀를 차며 자신도 부족하고 갖지 못하고 불편한 곳이 있을 텐데 마냥 다르다고만 생각할까. 장애인과 진심으로 소통하며 지내온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형식적인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에는 시간이 아까웠다. 장애를 가진 삼촌은 내가 우울감에 빠져 허우적거리면 나에게 고장 난 장난감 같다고 했다. 삼촌은 지적장애가 있고 나는 그냥 정신에 장애가 있는 거다. 삼촌은 장애인이고 나는 비장애인인데 나 역시도 고장 난 장난감처럼 보이고는 했다. 우리는 모두 장애를 갖고 있다. 다만 사회가 정한 그 장애인 범주에 속하는지만 다를 뿐이다. 나는 장애인이라고 돕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도움이 필요하면 돕는 거다. 비장애인들도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으니까. 사실 똑같다. 교육을 진행하는 사람이 또 이렇게 말했다. "장애인을 도와주고 싶었는데 방법을 몰랐어요."라고   말이다. 장애인은 어쩌면 당신의 도움이 그리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직접 알리거나 정말 다급한 상황으로 보통 인간들과 같다. 위험한 상황에서 비장애인이라도 도움이 필요하니 말이다. 나는 교육을 들으면서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일까 싶었다. 차라리 모든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세상에 대해 논하자고 한다면 그게 더 시간이 아깝지 않을 거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회사에서 잘 지낼 수 있도록 하는 의견을 모아서 사소한 거 하나라도 바꾼다면 모를까. 장애인 전용 화장실을 만들던가. 모두가 함께 일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공간에서 노력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는 것이 더 좋을 거 같았다. 오늘의 일기에는 나의 개인적인 생각을 담았다. 나는 삼촌과 친하지만 장애인으로 직접적으로 살아본 적은 없다. 그래서 비장애인의 시선에 글을 썼다. 그냥 나의 생각일 뿐이다. 그렇지만 이런 글들이 삼촌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조금은 나아졌으면 좋겠다. 나의 마음을 삼촌도 알았으면 좋겠다. 삼촌이 장애인으로서 세상을 힘들게 살아가는 것을 내가 보았기 때문에 비장애인이 앞에 나와서 형식적인 말들로 별 도움도 안 되는 인식개선을 하고 있으니 아직까지도 멀었구나 싶긴 하다. 차라리 그 시간에 장애인의 생각, 입장, 불편했던 점들을 들어보고 간접적으로라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면 좋았을 거 같다. 물론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위해서 말을 하는 게 싫은 건 아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나는 비장애인으로 살기에 장애인에 대해서 감히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어렵다. 장애인에 대해서 온전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교육을 했으면 좋겠달까. 하여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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