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높은 건물들 사이를 지나다니다 답답한 마음이 들어서 아버지에게 바다에 가고 싶다고 했다. 평소에 아버지께서는 낚시를 좋아했고 나는 바다를 보고 싶어서 하루만 다녀오기로 하고 새벽부터 출발했지만 사람들이 많아서 방황하다 결국 을왕리 바다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아버지가 잡은 물고기는 바로 바다로 보내줬다. 눈빛이 나를 보내주세요라고 하는 거 같았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생명이 내가 보고자 했던 바닷속에 있었다. 낚싯대가 그 인연의 끈이었는지 모르겠다. 얘 입장에서는 나는 그냥 죽음 앞에 놓인 저승사자와도 같겠지만 오늘따라 나는 이 물고기로부터 위로를 받은 기분이 들었다.
맛있고 즐거운 하루를 보낸 만큼 피곤함도 몰려왔다. 다시 도시로 돌아가야 한다니 정말 이곳에서 이 기분을 잠깐 느끼고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뭐랄까 나를 더 피곤하게 한 거 같다. 보통은 이런 여유로부터 힘을 얻을 텐데 나는 왜 그러지 못했을까.
나의 반려견 태양의 표정을 보니 어떻게 내 마음을 아는지 싶었다. 태양이는 이제 할아버지인데 저런 귀여운 얼굴로 다 살았다는 표정을 보면 나는 태양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함께할 수 있어서 고맙고 다음에도 함께 바다를 보러 오고 싶다.
불을 피우고 따듯한 국을 끓여서 먹고 저녁을 보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기 전 이 골동품은 버렸지만 내 사진 속에서 마지막까지 불타던 모습이 보인다. 그러니까 나도 이렇게 예쁜 불빛을 뿜어내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고 이번 당일 여행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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