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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DO_일상

불안장애 극복 내 우울감 인정하기 (일기작성 2021. 07. 어느날)

by TAEYANGDONNY 2021.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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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05. 01 이 날에는 내가 행복했었나

불안장애와 우울증이 동시에 나를 찾아온 거 같다. 사실 내가 정말 우울함과 불안을 이겨내려고 이 글을 적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우울감을 인정하기로 했다. 그동안 내가 괜찮다고 생각하려고 애를 썼다. 어떻게든 일상생활에 적응해서 살아가 보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아프다. 내 마음이 아프고 있었다. 그것을 인정하는 건 생각보다 오래 걸렸지만 늦진 않았다.

2019. 05.01 하얀색 꽃

내가 우울하고 불안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예전에 강의를 듣는데 강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똑똑한 사람에게 바보라고 하면 농담삼아 넘어가지만 정말 바보에게 바보라고 하면 화를 낸다고 했다. 우울과 불안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나는 누군가가 나에게 비슷한 말을 하면 화가 나고 못 받아들이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2019. 06. 23 여기 올라간지 백만년 전이다

툭하면 눈물이 날 거 같고 어쩌면 죽음이 올 거 같은 그런 상태가 된 이후 나는 항상 내 우울감이 어디서부터 오는 지 계속 생각했다. 어떻게 지내야 잘 지내는 거고 어떻게 행동해야 잘하는 건지도 셀 수 없이 생각하고 고민한다. 갑갑하고 가슴이 두근거릴 때도 두 손 모아서 부탁한다. 제발 불안하지 말아 달라고 우울감에서 벗어나자고 말이다. 그렇게 부정하면서 지내왔던 내가 우울감을 인정한 건 나 때문이다. 항상 누군가를 위해서 지내오다 보면 나도 모르게 우울감이 생기는 거 같다. 나를 위한 시간을 뒤늦게 찾아가는 거 조차 자유롭지 못했을 때 생겼던 우울감이 나를 잡아먹는 거다. 그럴 때 나는 어떻게든 살려고 발버둥 쳐야 하는데 그 우울감에서 벗어나는 방법도 그럴 만한 이유도 찾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를 바로 빼내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잠시 지켜보는 것도 나름 방법이라면 방법이다. 나는 조금 늦었지만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것은 내가 지금 우울감에 빠져버린 것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2021. 03. 31 꽃이 핀다

내가 가진 끈들을 하나씩 정리하고 묶어본다. 그러다 꼬인 줄을 발견하면 그 때 꼬였던 줄을 잘라낼 가위를 찾기 시작한다. 주변을 둘러봐도 가위는 없었다. 결국 나는 이를 들어내고 그 실을 직접 잘라내 보려고 한다. 그러나 실은 풀리지 않는다. 내 우울감과 불안장애는 풀리지 않는 실보다는 자르지 못한 내 자신이 이유였다. 언제나 나는 그 실을 자를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좌절했다.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모든 것을 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그냥 꼬여있어도 괜찮다. 그 정도는 나도 알고 있다. 그러나 머리로는 아는 것을 마음이 못 받아줄 때가 있다. 다 알고 있지만 작은 말과 행동조차도 못 받아들이는 지경까지 온 것이다. 이제는 그것을 인정하려고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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