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을 사랑한 만큼 당신의 가족들에게 아팠습니다...🌧
아빠는 주황빛으로 물든 바다를 보지는 못했다. 그 공간에 그와 함께 있었지만 그는 위로 올라가 바다를 보지는 않았다. 나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위로 올라 이 바다를 바라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생 때 아버지에게 쓴 전하지 못한 편지가 생각났다. 내용은...
고등학생으로서 치열하게 살아가며 2016년을 가득 채우고 싶은데 아빠는 이번 연도도 열심히 살아가기에 하루하루가 바쁘실 테죠. 이제 곧 추운 날이 가고서 봄이 와 아빠에게 꽃 향기가 기쁠 때나 슬플 때도 내 곁에서 웃어주던 아름다운 아빠를 덜 힘들게 했으면 좋겠어요. 사실 저는 가끔 아빠를 이해하지 못하는 나날들 때문에 저녁 늦게까지 울다 잠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아빠는 그런 저를 사랑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가 욕심이 많아서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하는 것도 참 많아서 아빠에게 투정 부리는 거 같아 정말 죄송합니다.
아빠, 독서실 책상은 아니더라도 제가 저녁동안 공부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 필요해요.
아빠, 저는 현재 3년이 인생을 결정한다는 고등학생이고 방학이라는 시간동안 놀기는 했지만 남들보다 훨씬 열심히 해서 무언가를 이뤄야 하는데 저는 정말 공부를 맘 편히 못해요. 얼마나 눈치를 보냐면 세상이 허락한다면 그냥 혼자 살고 싶어요. 아빠는 제가 이기적이고 저만 안다고 생각하시지만 제가 저를 얼마나 버리는지는 잘 생각해보시지 않으셔요.
아빠, 저는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아세요? 능력있는 남자 만나서 나도 덕 좀 보고 호강시켜 주는 딸? 전혀 아니요. 저는 아빠처럼 딸자식이 자립성을 얼마나 가지고 무엇이 필요한지 자상하지 못한 아빠 말고요...
제가 스스로 능력 있고 스스로가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제 남편이 장가를 잘 왔다는 소리를 들어야 하고 제 덕에 아빠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너무 냉정하고 이기적이라서 가족들에게도 모두들 나를 미워하지만 또 그런 탓에 딸자식 교육 못 시킨 아빠로 만들어 정말. 정말. 정말 너무 죄송합니다. 숨이 콱콱 막히는 세상이 더 암흑 같아 보일 때면 힘이 되어드리고 싶은데 아빠가 제 마음을 알까 모르겠어요.
그래도 제 곁에 건강하게 오래오래 있어주세요. 고마워요.
내가 지나온 시간이 갑자기 떠올라서 그 기억으로 그림을 그렸다. 글도 적었다. 그러다보니 마음이 다시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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