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학교를 가는 것이 너무나도 어려웠다. 그래서 학교를 가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이불속에서 나오지 못했다. 몸이 아픈 거 같았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내 몸이 말을 안 듣나 보다 싶었다. 그런데 사실 나는 어둠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너무나도 불안하다. 사회에 스며들어서 산다는 게 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 내가 갖고 있는 에너지를 10배는 더 사용하는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상담을 하면서 상담사가 내게 "태도 씨는 다수의 사람들과도 몇몇 사람들과도 잘 생활하고 사회적 기능을 잘하는 사람인 거 같아요"라며 나에 대해 말했다. 분명 나를 그렇게 바라볼 수 있다. 그렇지만 사람들과 지내는 일들이 내게는 답답하고 구역질 나는 어쩌면 연기를 하는듯한 기분이 드는 그런 일이다. 나는 나와 가까운 사람들에게 숫자를 달고 그건 내가 사람들에게 주는 기회와 같다고 말한 적도 있다. 상담사는 그런 내게 "상담을 하다가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제가 이기적이라서 그런지 모르겠는데..."라며 내가 그녀에게 기회를 달아둔 사람처럼 말했다. 미안하지만 그녀는 내게 가까운 사람이라기보다 기간이 지나면 딱히 볼 이유가 없는 사람에 불과했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가까운 사람들에게 기회를 다는 이유는 그들을 잃고 싶지 않아서이고 두 번째는 내가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서인데 상담사가 말하길 그건 조금 무서운 거 같다고 했다. 생각이 많아졌다. 그리고 많은 고민들이 생겼다. 이번에 어둠으로 들어가면 나를 내가 꺼내올 수 있을지 두려움이 생겼다.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생각해야지라는 마음이 들어서 혼란스러웠다. 그런 내 고민을 너에게 털어두고 간다면 어둠 속에 있는 나를 네가 꺼내와줬으면 한다. 이기적이고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부탁하고 싶다. 내가 다시 꾸역꾸역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나를 꺼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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